회원 인터뷰 2 : 권정환 님


"커뮤니티엔 여러 타입의 사람들이 있잖아요. 

나와 반대에 있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아그레아블 회원 인터뷰 [두 번째. 권정환] 

2016년 11월 4일, 컬처데이로 모임에 첫 참가한 회원.   

당시 가져온 책은 서현의 <건축,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현재 아그레아블에서 ‘짬정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나라의 부름이 끝나지 않아 아직 복무 중이기도 하다..





정환 : 어떡하지? 저 너무 떨려요.



? 저 아직 아무 말 안 했는데...

정환 : 나중에 건축가가 되면 이런 인터뷰를 하지 않을까요? 아..떨려



예행연습이라 치죠.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정환 : 안녕하세요. 저는 권정환이고요, 아그레아블에 나온 지는 1년 정도 됐어요. 나라의 부름에 늦게 응답해서 공익근무 중이고요, 내년에 복학 예정입니다. 

     

     

나라의 부름에 늦게 답하신 이유가 있는지?

정환 : 재수했어요. 처음에 들어갔던 학교가 자유전공이었는데, 전공을 정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갑자기 건축에 꽂혔어요. 근데 다니던 학교에 건축과가 없어서 수능을 다시 쳤어요. 

    


자퇴할 정도로 꽂혔어요? 

정환 : 아무래도 저한테 맞는 걸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제가 상상하는 거라든가 표현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어릴 때 받은 상장 보면 과학 상상화 뭐 그런 쪽이더라고요. 근데 어느 날 미술 선생님이 이러는 거예요. 

“잘하긴 하는데 미대 갈 정도는 아니야. ^^” 미대 간다고 한 적도 없는데.....여튼 상상과 미술을 합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건축이었어요. 건물 구조에 대한 걸 자문자답하면서 상상하고, 그걸 또 표현하고. 그래서 건축과에 왔어요.

    


건축가가 되면 어떤 건물을 짓고 싶어요? 

정환 : 집이요. 어릴 땐 자기가 크면 다 호날두나 메시가 될 줄 아는데(....) 그렇지 않잖아요.

'스타건축가가 돼서 돈 많이 벌 거야!!'라는 생각보다는 그냥..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고 싶어요. 



건물덕 (출처 : 정환님 인스타그램)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는데, 소설을 좋아하는 것과 관련이 있나요? 모임에 주로 소설 많이 가져오시죠?? 

정환 : 사실 소설에선 얻을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건축과니까 비문학을 많이 읽잖아요? 그래서 한 번 소설이나 읽어봐야겠다 해서 첫 소설로 아멜리 노통브의 <살인자의 건강법>을 읽었어요. 거기에 “책을 읽는다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와요. 주인공이 대문호인데 자기 책을 다 읽었다고 하는 사람들을 비웃어요.


근데 사실 그렇잖아요. 우리는 인식하지만 다 알지 못하고, 인정하지만 다 이해하지 못하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소설에도 이렇게 철학적이고 생각할 거리들이 많구나, 완전 센세이션했어요. 소설엔 극단적인 상황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 많이 묻게 돼요. 인생을 산다고 해서 모든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듣기만해서는 독서홀릭처럼 느껴지는데 책 언제부터 읽었어요? 

정환 : 작년 4월? 얼마 안 됐어요. 공익근무를 도서관에서 하니깐 주변에 있는 게 책밖에 없고..그래서 할 수 없이(..) 근데 아멜리 노통브가 말한 것처럼 정말 읽고 덮으면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그래서 책리뷰를 SNS에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아그레아블에 왔어요.

    


저도 책리뷰 잘 안 쓰는데...리뷰 쓰기 힘들어요. 감상은 추상적인데 글은 명료하고 구체적이니까. 

정환 : 맞아요. 그래서 쓰다가 한 번 더 읽게 돼요. 저는 생각하는 걸 좋아해서 '왜?' 하고 되묻기도 하고. 그게 사실 독서모임을 통해 가장 크게 얻는 것이기도 해요. 리뷰는 혼자 쓰고 혼자 생각하지만 독서모임은 함께 묻고 함께 나누니까. 

    




근데 리뷰 쓰다가 모임은 왜 나왔나요? 

정환 : 책 정보 보려고 #책스타그램 검색하다가 아그레아블을 알게 됐어요. 가보고 싶었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분위기인지 몰라서 한 달 동안 망설였어요. 

아! 저 *컬처데이에 처음 왔어요!!  '분위기만 보고 오지 뭐' 하고 왔는데, 공연하시던 종철 님이 △△구 주민 자기한테 오면 잘해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구 산다고 말했거든요? 그날 저 첫차타고 집에 갔어요!!ㅋㅋㅋㅋㅋㅋ (가든 : 맙소사 ㅋㅋㅋ!!)

*컬처데이 : 2016년 11월 4일, 아그레아블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소모임과 공연 등이 진행된 행사

    



한 번 더해야겠네요, 컬처데이 ㅋㅋㅋ나와보니 어때요? 

정환 : 독서가 취미가 된 게 너무 좋아요. 소속감이 생긴 것도 좋고요. 저 외향적인데 혼자 조용히 생각하는 거 좋아하고 그러거든요. (가든 : ??) 그런 사람 있잖아요. MT가서 게임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달 보면서 노래 듣고 싶어지는 유형? 여튼 어디에 속해서 에너지 다 쏟고 그런 거 좋아하지 않아요. 근데 여기는 꼭 와야 하는 곳이 아니라서 더 자주 더 즐겁게 오게 돼요. 안 나와도 안 잡지만 오면 너무나 반겨주니까.

    


오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아요? 집에서 가까운 거리는 아닌데. 

정환 : 네 맞아요.. 저도 '내가 왜 먼 강남까지 가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 버스에 타고 있어요ㅋㅋ저도 잘 모르겠어요. 

가고 싶었던 전시회나 약속이 있지 않은 이상 뭐.. 있어 봤자 그냥 집에 있겠죠ㅋㅋㅋ. 집에 있으면 여기 왔을 때만큼의 질적인 활동을 할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좋은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요.

    


좋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정환 :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사람?

통념적인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것 같아요. 커뮤니티엔 정말 여러 타입의 사람들이 있잖아요. 나와 반대에 있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그런 맥락에서 아그레아블에서 조장을 맡았던 건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아 조장하는 거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정환 : 일부러 조장을 하는 편이에요. 조장은 모임을 진행하니까 조원 분들의 이야기를 놓치면 안 되잖아요. 더 잘 듣고 더 이해해보아야 하고.  저는 건축을 하고 살 건데, 건축설계사는 의뢰인을 이해하고 설득할 줄 알아야 해요. 듣는 것과 설득하는 것, 그리고 타인을 설득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나를 설득하는 것, 모임에서 조장하면서 연습이 많이 돼요. 

    


마치 그건, 책 읽는 과정과도 비슷한 것 같네요. 책을 읽고 질문을 하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제한된 경험을 깨는 거요. <책은 도끼다>라는 제목이 그래서 탄생했잖아요. 좋은 접근이네요.

정환 : 그래서 이번에 철학조도 시작했어요. 머리론 정리가 돼도 말하면서 정리하긴 어렵더라고요. 철학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생각하면서 말할거리들이 더 풍부한 것 같아요. 재밌어요 철학조!

    

재밌따규요!!



인터뷰가 너무 길어졌네요. 어릴 적 기억에 남는 책과 최근 읽은 인상적인 책은 무엇입니까! 

정환 : 이승우 작가의 <사랑의 생애>요. 문체가 저랑 잘 맞아요. (가든 : 어릴 때 읽은 책은요?) 그땐 책을 안 읽은것 같은데..  

    


마지막 질문!  ‘짬정환’이라는 별명은 왜 탄생했나요!

정환 : 아 ㅠㅠ 아그레아블 나온 지 3번인가 됐는데 자유조 조장을 해보라는 거예요. 얼떨결에 맡아가지고,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 날 엄청 잘했어요!!! (가든: ..!?) 

근데 마침 제가 조장하는 모습이 아그레아블 인스타에 나왔길래 제 피드에도 올리면서 ‘#짬좀찼다’ 이렇게 썼더니 갑자기 댓글이 주욱 달리면서 짬정환이됐어요...ㅋㅋ 처음엔 좀 머쓱했는데 짬사건(?)을 계기로 모임 분들이랑 더 친해졌어요. 올리길 잘한 것 같아요 ㅋㅋ

    


#짬좀참



공익도 이제 짬 좀 차셨죠?

정환 : 아 그런 얘기 하면 안돼요. 공익이 짬 얘기하면 실례예요 ㅠㅠ..


실례합니다앙~~





인터뷰어 : 가든

2014년 5월 17일, 모임에 처음 참가했다가 어쩌다보니 아그레아블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가져온 책은 <삶을 위한 철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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