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인터뷰 3 : 이경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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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을 만나봐야 

내가 어떤사람인지 알더라고요. 

다양한 상황에 놓이고, 

또 같이 만들어가는 시간이니까."






아그레아블 회원 인터뷰 [세 번째. 이경]

2016년 2월 20일 첫 참가한 회원.

당시 가져온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근래  주3일 얼굴 도장을 찍고 있다. 

너무 자주 오는 거 아니냐 물으면 "저도 제가 왜 자주 오는지 모르겠다"고..

 





귀한 분 모셨습니다. 인터뷰 때문에 저 많이 차였어요..


이경 : 싫어서 그런 게 아니고요...(///) 아그레아블을 아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아 부담도 되고 또 반대로 생각하면 인터뷰가 별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러다 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하신 이유는 뭔가요


이경 : 저는....아그레아블을 좋아하니까요♥ (가든 :이런 애정 좋아요..더 주세요 더..)

  




그럼 인터뷰를 시작하죠!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이경 : 안녕하세요. 저는 이경이고 웹개발자를 하고 있어요.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좋아했는데 고2 들어가니깐 제가 생각하던 수학이 그 수학이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인생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니 하던 공부나 열심히 해서....지금은 안정적으로 회사 잘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에 고민거리가 있으셨던 것 같은데 해결되셨나요? 


이경 : 네. 업무환경에 갑작스런 변화가 생겨서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했는데. 지금은 적응해서 좋고, 업무도 명확해졌고 안정을 찾은 것 같아요. 


  


삶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시나봐요.


이경 : 중요해요. 피곤하면 휴식이 필요하고, 친밀함이 있으면 또 거리도 필요하고. 모든 관계엔 이런 균형이 있잖아요. 이게 무너지면 힘든 것 같아요. 업무와 개인 시간의 분리도 마찬가지고요. 

  



누군가에게는 업무와 개인 시간의 분리가 모호하지 않을까요? 좋아하는 일이 업무가 된 사람도 있잖아요. 


이경 : 그것 또한 생계가 되는 순간 일인 거잖아요. 누구나의 하루 하루는 개인 생활과 업무 생활로 이루어지는데 둘의 적절한 조화가 하루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스스로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개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일에 집중하는 게 필요한 거 같아요. 

  

  

일하는 것 같지만 취미생활 중 


  


그럼 이경 님은 쉬는 시간에 뭐하세요?


이경 : 좋아하는 음악 듣거나 맛있는 거 먹거나..사람들 보고 인사하거나.. (가든 : ..??) 

출근 길에 좋은 음악 들으면 하루가 달라져요. 맛있는 거 먹거나 귀여운 거 보면 하루가 기분 좋아요! 그냥 소소한 거 좋아해요. 아, 요즘엔 카레 만들어요! (가든 : ..??)

회사에서 밥 사먹으니까 돈이 너무 많이 나가서 ㅎㅎ 별거 없어요.. (////)

  



뭐랄까, 듣기만 해도 안정감이 느껴지는 취미들인데ㅋㅋ 독서모임은 정적인 것과 활동적인 것의 중간인 셈이네요? 모임은 어떻게 아셨어요?


이경 : 페이스북이요. 독서모임이 어려운 곳인 줄 알았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저는 그냥 아무 생각 없었어요. '책이나 읽고 가야겠다' 정도? 근데 막상 나와보니 너무 내 분위기였어요.

  



이경님의 분위기란..?


이경 :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과 즐겁게 수다 떠는 것?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궁금했어요. 살다보면 똑같이 찍어내는 하루하루가 되잖아요. 그런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각자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는구나 생각이 들어요. 듣는 것도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깨달았던 첫 계기였어요. 


그래서 지정도서조보다는 자유조가 좋아요. 지정조 책도 궁금하긴 하지만, 고전문학 같은 책엔 왠지 손이 안 가서요.  '이런 책 누가 읽어??' 했는데..와보니 읽는 사람 많더라고요... 

  


저 뒤에가 다 고전문학




요즘은 지정도서조도 하지 않으세요? <코스모스> 모임이나 <린스타트업> 모임 오시는 거 보면 개근상 드려야 되겠던데


이경 : 지정조가 말이 책모임이지 한 주제를 같이 생각하는 것에 가까운 거 같아요.

제가 아그레아블에서 처음 한 지정조가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인데, 혼자서만 읽었을 땐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네..'하고 덮었어요. 근데 마침 그날 지정조를 한다고 공지가 올라와서 참여했는데 적당한 적당히 갑론을박이 오고가고, 다른 의견들이 들려오는 게 엄청 재밌었어요.

  




지정조만의 매력이 있죠. '대체 무슨 내용이지? 가서 무슨 말을 하지?' 하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람은 생각을 멈추는 동물이 아니잖아요. 그게 의견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이경 : 네. 나는 내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게 의견으로 받아들여지고. 그 때 재밌어요. 같은 의견을 공감해주는것도 좋지만, 다른 의견인데 귀에 들어오는 것.

그리고..정해진 책을 읽으면..다 읽고 나서 너무 뿌듯해요. 그날 또 기분 좋아서 설렜어요... (///)

  

저는 사실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어려워요.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최근 들어 내 의견을 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이제까지의 부끄러움을 깨고 싶기도 하고, 피하던 것과 또 원하는 것의 중간을 찾으려고 모임을 나온 것도 있어요.

  


 



이경님은 항상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느낌인 것 같아요. 뒤풀이에서도 마주친 적 없고 사적으로 만난 적 없지만 모임에서 보면 너무나 친숙한 느낌이랄까?


이경 : 눈에 띄는 걸 부담스러워하기도 하고요, 인간관계든 취미생활이든 뭐든 의무감 없이 즐기고 싶어서요. 직장인들은 사실 쉬려고 취미를 하는 거니까요. 편하게 이야기하고, 평가받을 것도 없고. 모두 다 그런 마음일 거예요. 

  

   


책을 읽으면 그게 또 의무감이 되지 않나요? 왜 하필 독서모임을..?


이경 : 음 만약에 지정도서만 있는 모임이었다면 의무감이 들었을 텐데, 아그레아블 같은 경우는 지금 읽고 싶은 걸 읽고, 생각하고 싶은 걸 생각하고, 말하고 싶은 걸 말할 선택권이 보장돼서? 

그리고 독서모임을 나온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깨고 싶었어요. 원래는 내 방식대로만 사고했다면 지금은 다른 사고방식을 고려하게 된 거 같아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봐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더라고요. 다양한 상황에 놓이고, 또 같이 만들어가는 시간이니까. 

  



맞아요. 살아가면서 정말 한정된 사람들만 만나잖아요. 학창시절 친구, 대학 친구, 회사 동료. 그런데도 사실 교류가 있는 건 그 중 일부니까. 저는 모임 와서 개발자나 예술하시는 분들과 처음 이야기해봤어요. 이곳이 아니었다면 평생 마주치지 못했을 사람들이잖아요. 


이경 : 다른 업계 분들 이야기 듣는 거 재밌어요. 대개 사람들은 독서모임이 말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하는데, 독서모임뿐만이 아니라 커뮤니티는 사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 같아요.



커뮤니티에 대한 따뜻한 요약인 것 같아요. 좋은 말이다 ㅠㅠ


이경 : 저도 말하는 것에 대한 관념을 깨러 왔지만 사실 그게 경청하는 걸로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모임에 오는 분들 대개가 그렇지 않을까요? 경청하는 걸로부터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이게 되는, 결과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존중하는 게 자기 스스로를 위한 거란 걸 아는 사람들. 

  




그런 점이 이경님의 성격과도 잘 맞는 것 같아보여요. 한발짝 물러서서 지켜보고 생각하고 이런 것들? 


이경 : 네. 저는 관찰자 스타일이라.. 갑자기 친해지거나 이런 거에 대한 부담이 커요. 특정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다양한 분들과 시간을 보내는게 좋아요. 사람들이 모이는 이 시간 자체가 좋달까.

   



자기와 코드가 맞고 안 맞고 이런 유형을 가리지 않는 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해 선입견 없이 볼 수 있으니까요.


이경 : ‘어 이사람 나랑 말이 통하네? 이사람 좋다' 이거보단 다 개별적인 동등한 사람으로 느껴져요. '저분 저런 생각을 하네, 듣도 보도 못한 책을 가져오시네, 신기하네 .오...' 이런 느낌이랄까? 


제가 도덕적이기 때문이라기보단 일상 요소요소에 관심이 많은 제 성향인 것 같아요. 


일상의 균형이 좋고, 소소하지만 몇몇 톡톡 튀는 추억이 있는 게 좋고. 같이 있는 사람들과의 시간이나 관계가 좋고 이런 것들..?그래서 책도 드라마 유형을 좋아해요!!

  



가령 어떤? 기억에 남는 책이 있나요? 


이경 : <데미안>이나 <어린왕자><나의 라임오렌지나무>요. 

<데미안>은 학교나 어린시절에 겪어봄직한, 그런데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인간적인 내용이 많아요. 악한 마음이나 약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지는 것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뽀르뚜까 아저씨가 죽는 부분에서 매번 울었던 것 같아요. 제제에 감정이입해서 보다보니 뽀르뚜까 아저씨가 좋았고, 그의 죽음이 슬펐어요. 

  



대개 살다보면 이상과 현실을 나누고, 이상을 좇으면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경님은 현실만을 보는 것 같아요. 일상이 좋고, 거창함보단 지금 이 자리가 좋고. 


이경 : 좋아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좋아하는 사람을 더 많이 만들고,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늘리고 싶어요. 원래 알던 사람과도 새로운 관계를 맺고 싶고. 소소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요. 모든 일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엄청난 마인드 컨트롤러 아닙니까...? 제가 그 생각을 하는 순간은 자기합리화 최후의 종착역에서 뭘 해도 안 될 때 하는 생각인데 ㅋㅋㅋㅋ


이경 :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더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의미부여하는 것들이 많아졌어요. 

가령 제가 요즘 코스코스 모임 엄청 많이나오는데..사실 저도 제가 왜이렇게 열심히 나오는지 모르겠지만..도전의식도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암기하는 게 아니라 그 책이 서술하는 사고방식을 배우는 거란 생각이 들어요. 전에는 주변에서 하는 얘기를 받아들이기만 했는데 이제는 제 나름의 가치를 부여하고 저 안에서 소화하려고 노력해요.  

아, <어린왕자>에 이거랑 비슷한 구절이 있어요! 너무 감동받아서 적어놨어요. 


“그저 바라보고 향기를 맡아야지. 나는 그걸 즐길 줄 몰랐어. 나를 그렇게 화내게 했던 발톱이야기가 나를 푸근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이사람의 향기가 나로 하여금 좋을 수도 있었는데”


내게 꽃으로 다가온 순간. 내게 의미로 다가오는 거라는 의민데.. 좋지 않나요..? 




독서모임에서 가장 남는 기억이 있나요? 


이경 : 모임에서 어떤 분이 망고젤리를 들고오셔서 한 입 먹었는데 너무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망고젤리 칭찬을 했더니, 그 다음 주 모임에 망고젤리를 갖다주셨어요. 지나쳐버릴 수 있었는데, 기억해주셔서..엄청 감동받았어요..

봉지를 안고가는데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이경님 답다ㅋㅋㅋ!! 이경님은 일상의 신조가 뭐에요?? 


이경 : 음....뿌듯하게 놀기요!!!!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고! 모레도 좋을 거당!! 


  




인터뷰어 : 가든

2014년 5월 17일, 모임에 처음 참가했다가 어쩌다보니 아그레아블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가져온 책은 <삶을 위한 철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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